캘거리의 주택 시장은 밴쿠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특히 콘도 월세 수입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둔화 시기 콘도 물량이 늘어난 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문제였다. 이 결과 세입자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월세 부담은 크게 내려갔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캘거리의 한 고급 콘도의 월세 희망가는 3600달러였다. 하지만 집주인은 월세를 2600달러까지 낮춘 후에야 겨우 세입자를 구할 수 있었다. 집주인은 “이 정도 월세를 받게 되면 매월 300달러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면서도 “세입자를 구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행운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서적 <거품이 터졌을 때>(When the bubble bursts)의 저자 힐라드 맥베쓰(Macbeth)씨는 CBC와의 인터뷰에서 콘도는 좋은 투자처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곧 토지 가치 상승을 의미하는데, 콘도 소유자들의 토지 지분율은 너무 낮다는 게 그 이유다.
맥베쓰씨는 “콘도 공급은 급증했는데 사람들은 떠나고 임금 수준 역시 하락하고 있다”며 “캘거리의 콘도 시장이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