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주택 시장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캐나다주택모기지공사(CMHC)는 27일자 보고서를 통해 “시장 여건에 문제가 있음을 알려주는 징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밴쿠버 주택시장의 위험 등급을 최고 단계인 강함(strong)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밴쿠버 주택 시장은 올초 들어 더욱 과열된 모습을 보였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CMHC은 별다른 우려를 표시하지 않았다. CMHC의 위험 등급은 올 1월 “약함”(weak), 4월에는 “중간”(moderate)에 머무른 바 있다.
CMHC 위험 등급이 최고 단계까지 오른 데에는 무엇보다 집값 거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동 공사는 “밴쿠버 지역의 주택 가치가 과대 평가된 데다 집값 상승 속도도 빠른 편이다”고 밝혔다.
CMHC의 각 항목별 위험 등급을 살펴보면 우선 과대 평가 부문은 올 4월과 7월 모두 최고 단계인 “강함”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택 시장 과열 부문과 집값 상승 속도 부문은 “약함”에서 “중간”으로 각각 올라갔고, 주택 과잉 공급 부문은 “약함”을 유지했다. 지나치게 많은 주택 공급으로 인한 문제점은 아직까지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CMHC는 “밴쿠버 뿐 아니라 토론토, 캘거리, 사스카툰, 리자이나의 주택 시장에서 위험 신호가 강하게 잡히고 있다”며 “밴쿠버와 토론토의 경우에는 집값 상승 속도와 집값 거품이 문제”라고 재차 지적했다. 캘거리, 사스카툰, 리자이나의 위험 요소는 주택 가치 과대 평가와 과잉 공급으로 정리된다.
한편 영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지난달 밴쿠버를 포함한 캐나다 주택시장의 거품 붕괴 가능성을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같은 달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캐나다의 집값이 정상 수위를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