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시의 단독주택에 대한 건축 허가 처리 기간이 10주내로 크게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밴쿠버시가 시행중인 건축 허가 단축 파일럿 프로그램이 예측대로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면서 추후 메트로 밴쿠버의 다른 시들도 이를 도입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밴쿠버시가 시험 도입한 ASAP(Applicant Supported and Assisted Process)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단독주택 건축을 신청한 건축업자들과 개발업자들은 평균 4.6주만에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종전에는 건축 허가를 얻기 위한 평균 대기 시간이 25주나 됐었다.
밴쿠버시의 개발, 건축 및 허가 부서 관계자는 “우리가 하고 있고 하려고 하는 모든 업무는 밴쿠버 주민을 위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이라며 “보다 빠른 건축 허가는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실효성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밴쿠버시는 지나친 지체로 주택 건축업자들과 개발업자들의 원성을 사온 건축 허가 절차 시간 단축을 위해 1년 예정으로 ASAP 파일럿 프로그램을 도입했었다.
시는 건축 허가 절차 시간을 10주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허가 신청기간 단축을 위한 업무에 적응하기 시작하는 등 파일럿 프로그램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건축업체들은 이 프로그램 도입을 적극 반기고 있다. 건축업계는 지금까지 허가 취득을 위해 평균 8-12개월을 기다려야 했지만,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12주만에 허가를 얻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건축업계는 “건축 허가 기간 단축은 주택 소유주들에게 많은 집을 보다 값싸게 공급할 수 있게 해준다. 또 공사 지연으로 자금난을 겪는 소규모 업체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ASAP는 몇 가지 이유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건축이나 구역 재조정(rezoning) 신청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신청자들을 훈련시킨다. 이를 통해 개발업자들과 시 사이에 신청서류 재검토 빈도를 줄였다.
또 건축 허가 신청서 최종 승인 서명을 하는 모든 감독자와 검토자들(inspector and reviewer)을 한 자리에 소집함으로써 시와 신청자 사이의 소통 시스템을 개선시켰으며 이를 통해 다수의 일정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시에 따르면 현재 레인웨이 하우스(laneway house) 및 세컨더리 스위트(secondary suite)를 가진 17개 단독주택 프로젝트가 신청을 마치고 검토 중에 있다. 세컨더리 스위트는 한 주택 내에 출입문을 달리해 생활 공간을 분리한 주택이고, 레인웨이 하우스는 주택 뒷마당이나 주변 여유 공간을 개조해 거주 공간으로 만든 주택을 말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단독주택에 대한 건축 허가신청 기간 단축이 주택 공급난을 해소할 것이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개발업체들은 주택 공급 부족을 해소할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 콘도와 같은 다세대 주택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BC부동산 협회 관계자는 “단독주택 몇 십 채 짓는다고 주택공급난이 해소될 것이라는 발상은 ‘어불성설’이다. 원성에 내몰려 마지못해 선심 쓰듯 비교적 간단한 단독주택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업무 편의만을 고려하는 ‘행정 편의주의’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 관계자는 “개발업자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콘도와 같은 다세대 프로젝트에 대한 허가신청 기간 단축이다. 다세대 주택만이 가장 빠르게 공급과 수요를 맞출 수 있다”며 파일럿 프로젝트의 확대 시행을 촉구했다.
그는 “밴쿠버에서 다세대주택 프로젝트에 대한 신청기간이 2-3년씩 걸린다. 이런 지체는 콘도 가격의 급등을 부채질해 온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밴쿠버시는 “서민주택 프로젝트를 포함,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허가 시간 단축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개발업자들과 주택소유주들은 여러 해 동안 밴쿠버시의 허가승인 지체를 강력히 비난해왔다. 시는 비난의 화살을 밀려드는 신청서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