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스트레스 테스트가 강화된 올 1월부터 은행 대출 자격을 얻지 못한 사람들의 제2금융권(private lender)이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테라넷의 보고서에 따르면 제2금융권 업체들의 모기지 리파이낸싱(refinancing) 시장 점유율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이는 신용카드 등 다른 부채들을 통합하고 변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리파이낸싱을 활용해 기존 모기지 규모를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퀴틀람에 거주하는 한인 이미정(45)씨는 “최근 기존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제2금융권을 이용했다”며 “5년 전 주택 구입 때보다 모기지 규정이 너무 까다로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올 2분기에 광역토론토 지역에서 모기지 리파이낸싱의 20%가 제2금융권에서 이뤄졌다. 이는 지난 2016년 2분기에 비해 67%나 늘어난 것이다.
제2금융권 업체들은 올 2분기에 팔린 주택에 대한 신규 모기지 대출 시장에서도 6.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6년 2분기의 4.9%에 비해 39% 가량 늘어난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연방 금융감독원(OSFI)이 지난 1월 모기지 대출 심사를 강화한 이후 민간 대출 흐름에 대한 세부적인 자료를 제공한 첫 보고서로 광역 토론토 주택 소유주들을 대상으로만 이뤄졌다.
그러나 금융 전문가들은 온타리오주보다 평균소득이 낮은데 비해 주택가격이 더 높은 BC주의 경우 제2금융권을 이용한 리파이낸싱 비율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방통계청의 2016년 자료에 따르면 평균 소득은 BC주가 69995달러로 온타리오주(74287달러)에 비해 4천여달러 낮았다.
또 지난 9월 기준 주택가격도 BC주의 로어메인랜드는 100만3500달러, 밴쿠버는 107만660달러로, 광역 토론토의 76만5400달러에 비해 높은 실정이다.
연방 금융감독원의 규제를 받지 않는 신용조합(credit union)의 경우 올해 모기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상당수 신용조합은 자사의 대출 회수를 정확히 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을 자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광역토론토 지역에서 이들 제2금융권이 차지하는 금액비중은 전체 모기지 대출 시장에서 지난 2016년 1분기 6%에서 올해 2분기 10%로 늘어났다.
제2금융권의 총 모기지 대출 금액은 올 2분기에 15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 2016년 1분기에는 9억2천만 달러에 그쳤었다.
이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주택을 구입했던 투자자들이 임대료로 모기지 상환이 어려워지자 늘어난 금융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리파이낸싱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3채의 주택을 구입했던 투자자들은 임대료가 모기지 상환금액에 못 미치면서 빚이 점점 늘어나는 ‘부채의 악순환’ 덫에 빠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