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주택구매여력(Housing affordability)이 주택가격 하락과 소득 상승, 낮은 금리에 힘입어 지난 분기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국립은행(National Bank of Canada; NBC)이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주택 수요자들의 주택 매입 능력이 2019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큰 폭의 성장을 시현했다.
국립은행은 주택 중위 가격에 대한 소득의 백분율로 모기지 납입금을 추적함으로써 주택구입 능력을 측정한다. 주택구매여력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모기지 대출 상환을 감당할 수 있는 가구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평균적인 주택에 대한 소득 대비 모기지 월 납부금(MPPI)은 전국적으로 3.1%포인트 하락한 58.9%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주택 가격의 완화, 중위 소득의 상승, 모기지 금리의 하락이 주택 구매력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보고서는 지난 분기 주택 가격의 가파른 하락 덕분에 토론토, 밴쿠버, 빅토리아 등 3개 주택 시장에서 주택구매여력 개선이 가장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토론토의 경우 콘도 부문 MPPI가 50.2%로 2.7%포인트 하락했고, 비콘도(non-condo properties) 부문은 84.4%로 5.7%포인트 급락했다. 밴쿠버는 콘도/비콘도 부문 MPPI가 각각 3.8%포인트, 8.9%포인트 떨어지며 비교적 더 큰 폭의 하락율을 보였다.
소득 대비 월 모기지 납입금이 낮아진 이유는 향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5년 만기 모기지 금리를 32베이시스 포인트 낮추는 데 도움을 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와 더불어 보고서는 지난 1분기 주택 가격이 아직 상승 기조로 돌아서지 않은 것도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고 봤다. 이로 인해 주택 매입을 준비하던 일부 구매자들이 적절한 가격에 찾고 있던 집을 매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경제학자들은 주택구매력의 눈에 띄는 개선에도 불구하고, 소득 대비 모기지 비용은 현재로서 여전히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밴쿠버의 경우, 중간 가격의 비콘도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필요한 중위 소득의 비율은 아직까지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올 6월 기준금리가 인하돼도 주택 수요자들의 매입 능력이 눈에 띄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고대해 온 첫 금리 인하라 더 많은 구매자들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기대되지만, 금리가 0.25%포인트 하락한다고 해서 월간 모기지 상환액에 상당한 차이를 만들 것 같지는 않다”고 보고있다.
보고서 역시 강력한 인구 증가로 인한 주택 공급난이 계속해서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고, 주택 착공에 속도를 내기 위한 노동 인구의 비율은 40여 년 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