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회복세를 보이던 광역 밴쿠버 주택 시장에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달 이 지역 주택 거래량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면서 시장에 나와있는 주택의 재고 매물이 점차 쌓이는 모습이다.
광역 밴쿠버 리얼터스(GVR, 구 REBGV)가 4일 발표한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이 지역의 주거용 부동산 매매량은 총 2733건으로 작년 5월의 3411건 대비 19.9% 감소했다. 거래가 줄고 재고가 쌓이면서 현재 MLS®에 등록된 신규 매물은 1만3000채 이상으로 늘어났다.
현재 광역 밴쿠버의 MLS® 시스템에 매물로 나와 있는 주거용 부동산 수는 총 1만3600채로, 작년 5월(9293채) 대비 46.3% 많아졌다. 또한 10년 계절 평균(1만1344채) 대비로는 19.9% 증가했다. 신규 매물의 경우는 총 6374채다. 이 역시 작년 5월 신규 매물로 나온 5661채 대비 12.6%, 10년 계절 평균(5958채) 대비 7% 늘었다.
GVR의 앤드류 리스(Lis) 경제 및 데이터 분석 책임자는 “이러한 추세는 다양한 정부 정책과 높은 차입 비용, 경제에 대한 우려에 이르기까지 여러 요인들에 기인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현재 시장 진입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더 많은 잠재 주택 구매자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장 현황을 보면 지난 5월 모든 주거용 부동산의 실제 매물 대비 거래 비율(SNLR)은 20.8%로 지난 4월의 23.5%와 비교해 소폭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유형별로는 단독주택 16.8%, 타운하우스 25.1%, 아파트 22.5%다.
실제 매물 대비 거래 비율이 20% 아래로 떨어지면 주택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는 경우가 많다. 리스는 “현 시장 추세가 균형 잡힌 시장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매물 등록 수가 매매 수를 앞지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몇 달 내에 주택 가격 상승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고 수준이 증가하고 시장 수요가 떨어짐에 따라 최근까지 완만하게 상승해 온 주택 가격이 올여름을 기해 둔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주택 매입 기회를 기다려온 구매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의 종합 주택 벤치마크 가격은 121만2000달러로, 1년 전보다 2.3%, 4월보다 0.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단독주택의 판매량은 846채로 지난해 5월(1043채)보다 18.9% 감소했다. 단독주택의 기준가격은 206만2600달러로, 작년 대비 5.9%, 전월 대비 1.3% 올랐다.
타운홈의 경우 판매량이 523채로, 지난해 5월(608채)에 비해 14% 줄었다. 기준가격은 작년 대비 5.2%, 전월 대비 0.9% 증가한 114만5500달러를 기록했다. 아파트/콘도는 지난 달 1338채의 판매량을 보였다. 이는 작년 5월(1730채)에 비해 22.7% 감소한 것이다. 기준가격은 77만6200달러로, 작년과 비교해 2.2% 올랐으나, 전월에 비해서는 0.3% 하락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