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가 세계에서 내 집 마련이 가장 어려운 도시 중 하나로 꼽혔다.
미국의 부동산 컨설팅 기업 데모그라피아 인터내셔널(Dermographia International)이
최근 발표한 국제 주택 구매력(Housing Affordability) 조사에 따르면, 밴쿠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주택을 구매하기 어려운 시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데모그라피아는 캐나다를 비롯 호주, 중국, 아일랜드, 뉴질랜드, 싱가포르, 영국, 미국 등 8개
국가 94곳 도시의 주택 중위가격 대비 연간 소득의 비율(2023년 3분기 기준)을 계산해 주택 구매력을 조사했다. 구매력 점수가 높을수록 집값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뜻이며, 9점 이상이면
‘감당하기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 결과 밴쿠버의 주택 구매력 점수는 12.3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밴쿠버의 주택 중위가격이 평균 소득보다 12.3배 높다는
의미이다. 밴쿠버보다 주택을 구매하기가 어려운 부동산 시장은 홍콩(16.8점)과 호주의 시드니(13.3점)뿐이었다.
리포트는 “밴쿠버 부동산 시장의 더 큰 문제는 집값 상승이 칠리왁, 프레이저 밸리, 켈로나, 밴쿠버
아일랜드 등의 시장으로도 확산됐다는 점”이라며 “지난 2015년부터 2023년 사이에 밴쿠버의 집값은 중위가구 소득의 1.2년 치만큼 오른 반면, 밴쿠버 외각의 집값은 중위가구 소득 2.5년 치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뛰어올랐다”고 지적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밴쿠버의 주택 구매력 점수가 8년 동안 10.8점에서 12.3점으로 1.5점
오른 동안, 빅토리아는 6.9점에서 9.8점, 켈로나는 5.9점에서 8.6점, 프레이저 밸리는 6.5점에서
8.5점으로 크게 올랐다.
토론토는 9.3점으로 캐나다에서 두 번째이자 세계에서 11번째로 주택 구매가 어려운 도시로 꼽혔다. 이곳의 부동산 시장
역시 밴쿠버와 마찬가지로 토론토시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찾아 외곽으로 이동하면서, 키치너, 캠프릿지, 워털루, 런던
등의 주택 가격도 크게 올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몬트리올의 주택 구매력 점수는 5.8점이었으며, 그다음은 오타와-가티노(5.3점), 캘거리(4.6점), 에드먼턴(3.6점) 순이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