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의 선행지수라 할 수 있는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이 지난 한 해 BC주에서 9%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BC주의 평균 주택 가격이 100만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올 한 해 주택 공급 절벽에 대한 체감도가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가 16일 발표한 주택 건설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BC주의 신규 주택 착공 물량은 2023년 5만490채에서 2024년 4만5828채로 9.2% 감소했다. 특히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광역 밴쿠버(-15%)와 광역 빅토리아(-16%)에서는 이 수치가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러한 감소는 잠재적 매수자들이 여전히 높은 모기지 금리의 벽에 부딪혀 수요가 위축된 탓이다. 이와 맞물려 고금리로 건설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착공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BC정부는 이에 대응하여 개발 밀도를 높이고, 세대수를 늘리기 위한 인센티브를 추가하고, 투기를 억제했지만, 이러한 조치들이 효력을 발휘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광역 밴쿠버와 광역 빅토리아 등 인구 밀집 지역의 주택 착공이 감소하면서, 외곽 대도시의 착공률은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켈로나에서는 신규 주택 착공률이 28% 증가했고, 캠룹스는 21% 급증했다. 또, 밴쿠버 아일랜드의 나나이모는 2023년 546채에서 2024년 1029채로 거의 100% 상승했다. 프린스조지 역시 202채에서 559채로 인상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건설 유형이다. 1만 곳 이상의 지역들을 살펴본 결과, 2024년 모든 신규 주택 착공의 80%가 다세대 주택인 아파트 건물(3만4887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에 단독주택 신규 착공 건수는 작년 한 해 4444채에 그쳤다.
지난해 아파트 착공률은 2023년(3만7513채)에 비해서는 7% 감소한 것이지만, 단독주택 착공률이 20%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결과다. 보고서는 다세대 주택(아파트 및 콘도)의 착공이 늘어가면서 결국 단독주택의 투자 가치는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임대로 분류된 신규 주택은 지난해 1만7673채 착공되어 2023년(1만7563채)과 비교해 거의 변동이 없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착공 물량의 95%는 아파트 건물로 공급될 예정이다.
임대 주택의 착공 실적이 보합 수준에 머무른 것은 높은 금리와 기타 요인들이 임대 건설을 저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수요가 높은 상태에서도 신규 임대 건수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