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의 부동산 시장에서는 지난 4월의 매물등록이 기록적인 수준을 기록하였지만, 거래는 활발하지 못하였습니다. 거래량 자체는 크게 줄지 않았으나, 신규매물을 포함하는 매물잔량과 대비한 매매체결 비율은 많이 감소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광역 밴쿠버의 모든 주택 거래량은 전년동월대비 5% 감소하였으며, 매물등록은 25.6%가 증가하였습니다. 이처럼 거래량이 감소하고 매물은 증가하는 현상이 최근에 간혹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대하여 광역 밴쿠버 부동산 협회는, 거래량은 여전히 강세이며 매물 선택의 폭이 넓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까지 걸리는 기간이 작년에 비하여 6일이 줄어든 33일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를 다른 측면으로 해석하면, 팔리는 주택은 빨리 팔리지만 그렇지 않은 주택은 오래 간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매매기간의 차이가 지역, 주택 유형 및 가격 수준에 따라서 이루어질 개연성이 높은 여건입니다. 따라서, 차별화가 내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반증으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프레이저 밸리에서는 모든 주택의 거래량이 0.3% 증가하였지만, 매물등록은 52.6% 증가하였습니다. 이러한 52.6% 증가는 2000년 이후 최대폭이며, 프레이저 밸리 부동산 협회는 기록적인 수치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물잔량이 43.1% 증가하여 11,111채에 이르며, 이 또한 거의 사상최고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프레이저 밸리 부동산 협회는 구매자에게 아주 많은 기회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광역 밴쿠버 부동산 협회와 거의 비슷한 언급입니다.
광역 밴쿠버와 프레이저 밸리를 통합하여 보면 모든 유형의 주택 거래량은 3.2% 감소하였으며, 매물등록은 34.9% 증가하였습니다. 거래량 감소의 폭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말할 수 있으나, 신규로 등록되는 매물의 증가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매물로 등록이 되는 것은 기존의 주택이나 신규로 완공된 주택 양쪽에서 모두 나오기는 하는데, 요즈음 그 매물등록 증가의 폭이 커진 것에는 신규로 완공된 주택의 기여도가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새로 완공/분양되는 많은 프로젝트에서 매물이 나오기 때문이며, 향후에도 신규분양 주택이 속속 완공될 예정입니다. 이에 비하여, 매수세는 그러한 매물증가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최근 우리 한인들은 밴쿠버의 부동산 시장을 더욱 차갑게 느끼고 있는 듯 합니다. 여기의 부동산 시장 상황과 아울러, 한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포트폴리오, 보유주택의 가격 기대치, 한국의 경제 상황, 환율 문제, 미국의 비자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부동산에 대한 시각을 길고 넓게 가져야 할 것이며, 지금은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