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세 달 전에 백인과 이야기하다가 직업을 물어 보았습니다. 리키 콘도(Leaky Condo)를 수리하는 회사에 다니는데, 자신의 회사는 앞으로 30년, 40년 혹은 50년이 지나더라도 결코 망할 수 없으며, 날이 갈수록 더욱 번창할 수 밖에 없는 회사라고 말합니다. 지금도 일감이 널려 있는데 전부 소화를 하지는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리키콘도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올 여름에 Vancouver Sun은 “B.C.’s leaky condo crisis far from over”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거기에서 보면, 리키 콘도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시기에 건설된 콘도는 대략 16만 가구인데, 그 중에서 절반 정도는 이미 리키 콘도로 판명되었다고 합니다. 그러한 리키 콘도 중에서 적게 잡아도 절반 정도, 많이 보면 70% 정도의 리키 콘도가 아직도 수리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리키 콘도의 수치도 전부 파악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Homeowner Protection Office(HPO)에서는 특정한 조건을 만족하는 리키 콘도에 대하여 자금지원을 해줍니다. 그러한 조건에 맞는 리키 콘도가 위의 수치이지, 실제의 리키콘도는 그 보다 훨씬 많다는 주장입니다.

HPO가 리키 콘도에 대하여 지원을 해준 금액을 보면, 수리비의 규모를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2007년 9월까지의 평균으로 보면, 나무로 지어진 저층아파트의 경우에 가구당 6만 2천불, 콘크리트 아파트의 경우에는 가구당 7만 2천불이라고 합니다. 그 수치에서 2007년에는 10%가 상승하고, 2008년에는 대략 8%가 추가로 상승하리라고 전문가들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올해 부담해야 하는 가구당 평균금액은 7~8만불이 훌쩍 넘어가버린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지금 현재도 리키 콘도 목록에 아파트들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고층아파트가 저층아파트 보다는 리키 콘도에 걸리는 기간이 다소 길지만, 매년 6~10개의 고층아파트가 새롭게 리키콘도 목록에 추가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심화될 전망이어서, HPO의 지원규모는 크게 증가하여야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무한정 지원을 해줄 수 없기 때문에, HPO도 지원의 조건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HPO의 지원이라도 받으면 다행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입니다.

필자도 리키 콘도를 겪어 보았는데, 그 건물에서는 가구당 평균적인 부담 추정금액이 8만 5천불 정도이었습니다.
다른 회사에서 다시 견적을 받을 예정이라고 어느 리얼터에게 이야기했더니, 그러면 아마도 수리비가 2배는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리키 콘도를 3차례 겪은 자신의 경험에서 그렇게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그가 겪은 어느 고층아파트의 경우 처음에 수리비가 490만불 나왔는데, 나중에 다시 견적을 받아보니 950만불이 되었고, 마지막에는 1,350만불로 늘어나더라는 것입니다. 일단 손상이 가기 시작한 콘도는 밴쿠버의 기후 여건상 급속하게 악화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리키 콘도는 단순한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