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밴쿠버의 주택시장에서는 거래가 부진한데, 그러한 현상은 매도자와 구매자가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는 말과 같습니다. 각자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추정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주택매각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부동산은 여전히 희망적이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음과 같은 근거를 듭니다.
첫째, 최근 몇 년간의 부동산 활황기에도 주춤거리다가 올라온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지금도 그러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일시적인 조정을 보이는 것이고, 조만간 다시 오르리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둘째, 2010년 동계 올림픽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희망을 걸기도 합니다. 혹은,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개발과 관련된 재료에 의해서 주택가격이 상승을 지속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합니다.
셋째, 내 집 만큼은 알짜배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도시의 집값은 내려가더라도 내가 속한 도시는 그러하지 않을 것이라거나, 아니면 내 동네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적어도 내 집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자위하기도 합니다. 물론, 다 같이 내려갈 것이므로 상관 없다는 생각도 가집니다.
그래서 주택을 매도하려고 하였던 사람들이 매각을 잠정적으로나마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진 듯합니다. 지금 팔기 보다는 일단 렌트를 놓고서라도 시간을 벌겠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도 합니다.
이에 비하여 주택 구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미래는 내 편이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듯 한데, 다음과 같은 근거를 듭니다.
첫째, 밴쿠버의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생각을 가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최근에 주택이 과도하게 초과공급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이 미국 등과 비교하여 높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밴쿠버 부동산 가격은 필시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금융위기와 그에 따르는 여파가 분명히 밴쿠버의 주택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셋째, 현실적으로 주택구입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자국에서의 경제상황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며, 특히 한국의 신규이민자와 유학생은 최근의 환율에서도 불리합니다.
그래서 주택을 구매하려고 하였던 사람들은 구입을 보류하고 관망자세로 돌아서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대폭 깎아주면 사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기다리겠다는 자세를 취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생각의 차이 때문에 가격에 대한 합의에 이르기가 더 어려워진 듯 합니다. 최근의 거래량이 7~8년 전의 수준으로 되돌아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언급하지 않은 여러 여건이 과연 누구의 편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인지, 무엇이 더 크게 이 시장에 작용할 것인지 등에 대하여, 자신의 상황에 결부시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