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에 한국인들은 밴쿠버 등지의 북미에서 콘도(타운하우스, 저층 아파트, 및 고층 아파트)에 대규모로 투자하였으며, 특히 신규분양에 집중되어 있는 듯 합니다. 고층아파트가 관리도 편하고 가격도 잘 오를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겠지만, 그러한 신규분양에는 여러 가지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 신규주택을 분양받으면 기존주택보다 더 많이 남는다고 맹신하고 있습니다. 분양가격이라는 것은 개발회사가 임의로 결정하는 것이지, 정부의 규제나 통제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분양개시 직전에 한껏 부풀려 결정할 수도 있으며, 분양도중에 올리기도 합니다.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이 회사의 근본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완공된 직후에 구매자들에게 시세차익이 돌아가도록 분양가격을 책정한 것은 개발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실패한 프로젝트라고 간주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둘째, 공사비가 오르기 때문에 시세가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높게 결정한 분양가격을 설명하고자 할 때 개발회사가 동원하는 논리이지, 완공된 이후 개별 유닛의 시세가 시장에서 결정될 때에는 전혀 상관이 없는 논리입니다. 주택의 가치를 평가하는 평가사들의 대표기관(Appraisal Institute of Canada)에서도 공사비에 근거하여 시세를 책정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셋째, 고층아파트는 부동산 개발의 극단적인 형태로서 추가적인 잠재력이 거의 없습니다.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변수 중에 잠재력도 포함되는데, 고층아파트는 그러한 잠재 가능성을 거의 완전히 소진한 형태입니다. 이 말은 재개발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말과도 동일합니다. 재개발이 이루어지기 위하여는 완전한 동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설령 동의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건물의 해체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개발회사는 다른 대안을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넷째, 건물이 노후화되어 가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세월이 흘러 건물이 낡아가면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는데, 그 중에서 아파트의 대표적인 문제는 리키 콘도(Leaky Condo) 문제입니다. 최근에 지은 고층아파트에는 리키콘도가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가구당 10만불 정도를 부담하여야 하는 경우도 있고, 매각이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10년이 지나면 모든 워런티가 사라지기 때문에 고스란히 소유자의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필자는 신규분양을 거부해 왔습니다. 2004년 초에 어떤 사람의 제안으로 저층아파트 분양에 이름을 올린 것을 마지막으로, 그 이후에는 신규분양을 받겠다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류해 왔습니다. 몇 년 전부터 굳이 아파트를 신규분양 받겠다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리얼터를 찾아서 연락하라고 말해왔습니다. 분양받아 주면 필자에게 목전의 이익은 발생하겠지만, 조금만 더 길게 생각하면 필자나 고객에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고 확신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필자의 예상대로 신규분양의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하였고, 그 부작용이 클 것으로 판단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