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 주택시장은 이미 연말연시 연휴에 들어간 듯한 분위기다. 거래는 가뭄에 콩 나듯 이뤄지고 오픈 하우스를 찾는 발길은 뜸하다. 어떤 경우는 수 차례 가격을 내렸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팔리지 않는 것도 있다. 매물대비 체결비율은 1자리 수에 머물고 있다.
차창완 부동산 중개사는 “내년까지는 이러 추세가 계속될 것 같다”면서 “주택가격에 비해 모기지 부담이 과다하게 높다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집값이 내년에는 더 하락할 수 있으므로 팔 수만 있다면 지금 파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다.
밴쿠버에 살고 있는 K씨는 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집을 내 놓았지만 팔리지 않아 걱정이다. 그는 “집을 팔면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인데 아직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세를 놓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BC부동산협회에 따르면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매물대비 거래율은 6.8%에 불과하다. BC주 전체평균(7%)에도 못 미친다. 거래가격도 평균 5.7% 내렸다. 일부 전문기관에서는 내년도 집값 하락률이 2자리 수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집값 하락의 바닥을 확인하려면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