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운사이징도 집이 팔려야 하지요. 덩그렇게 큰 집에 노부부 둘이 산다고 좋을 게 뭐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세를 들이는 일도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어서 걱정입니다.”
써리에 사는 박모씨는 최근 분양된 한인타운 인근 아파트로 집을 옮겼다. 살고 있던 단독주택은 팔리지 않았고 세를 놓기도 힘들었다. 한국이나 캐나다 모두 어려운 경제상황 때문에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판국에 큰 집을 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주택시장의 한겨울 한파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11월 전체 거래량은 874건에 불과했다. 월별 거래량을 2005년 5월과 비교하면 80.3%나 줄어 들었다. 또, 이는 2001년 1월의 1224건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김은중 부동산 중개사는 “현재 주택시장은 매물을 소화하기도 어려운 지경”이라면서 “거래 부진과 가격 하락의 양상이 조만간 호전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분석했다. 그는 “매물 등록 건수가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매물은 엄청나게 쌓이고 있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주택시장의 미국식 붕괴를 우려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로얄 은행(RBC)은 최근 보고서에서 캐나다 주택시장의 하락국면은 순환주기적 현상이며 미국식 붕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