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중개사 B씨의 휴대폰이 바빠졌다. 걸려 오는 문의 전화에 일일이 응답하고 예약을 잡느라 책상달력과 메모지는 시간대 별로 빈틈이 없을 정도로 빡빡하다. 새봄 들어 주택시장의 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즐거운 비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콧노래가 절로 난다. 한인 부동산 중개사 S씨의 상황도 비슷하다. 그는 6개월만에 처음으로 거래를 성사시켰다.
주택시장의 분위기 반전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밴쿠버 주택시장의 거래체결 비율은 가파른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BC부동산협회(BCREA)에 따르면 4월 기준 매물대비 거래체결 비율은 19.6%였다. 지난해 연말 1자리수 그치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21.7%)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3개월 연속으로 주택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주택가격이 단기간 많이 내린데다 모기지 이자율도 하락한 때문으로 풀이한다. 이 때문에 가격이 큰 폭으로 더 떨어질 것이란 예상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주택시장은 중저가 매물의 반짝 상승에 그칠 것이며 본격적인 상승세 전환은 힘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특히 밴쿠버 지역의 아파트 거래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생애 첫 주택구입자들의 시장참여가 늘어나는 경향이다. 고층 콘도를 포함한 아파트 거래(1179건)는 지난해 4월 보다 10.5%가 줄었다. 거래가격(34만203달러)도 12.6% 떨어졌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