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규의 '오 마이 핸디맨'
E-mail:
ohmyhandyman@hotmail.com

채마밭 만들기

해가 길어진 여름날 뒷 뜰의 화단에 키운 싱싱한 각종야채를 따서 식탁에 올리는 것은 한국 대도시의 콘크리트 아파트에서 살다가 이주해온 이민자들에게는 밴쿠버 생활의 즐거움 중에 하나입니다.

교외의 묘목장(Nursery)이나 한인마켓에서 파는 어린 야채를 구입하여 심은 야채류 물주기는 자녀들이 담당하게 하여 책임감과 성취감, 더 나아가서 자신들이 키운 야채를 직접 따와서 상에 올리다 보면 야채기피증을 가진 자녀들도 자발적으로 시식하게 되어 편식을 고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채마밭은 화단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뒷 뜰의 일부를 할애하여 별도의 채마밭을 만드는 것이 보기에도 좋고, 야채농사(?)를 짓기에도 편리합니다.
특히 지면과 같은 높이보다는 각목을 구입하여 틀을 만들어서 채마밭을 지면보다 높이면, 잡초 제거 시나 수확할 때 , 또 씨를 뿌릴 때에도 허리가 덜 고생하게 됩니다.

이때 채마밭의 폭이 1m를 넘지 않게 하고 통로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깻잎, 상치, 고추 등을 흔히 심게 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호박, 토마토 등도 심게 되며 한번 심으면 여러 해 동안 계속 수확 할 수 있는 미나리, 부추, 차이브(Chive:산파), 여름 내내 서너 차례에 걸쳐서 수확할 수 있는 열무씨도 뿌리고, 영호남 사람들이 즐기는 방아 등도 채마밭에 등장할 즈음이면 농사꾼(?)이 따로 없지요.

구입가격이 싼 파는 씨를 뿌리기보다는 시장에서 구입한 파를 요리하실 때 뿌리부분 1-2cm 정도를 잘라서 심으면 잘 자라며, 비상시에 요긴하게 쓰실 수 있습니다. 또 고추, 호박, 토마토 등 열매를 수확하는 야채는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기후 탓이 아니라 토양이 인(Phosphus)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흔히 화단을 만들 때 많이 쓰는 Top Soil은 잎을 자라게 하는 질소성분은 충분하나, 인산 칼리 성분은 부족하기 쉬우므로, Multi Purpose Fertilizer(6-8-6 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Super Store, Rona 등지에서 7-14달러에 구입할 수 있슴)를 구입하여, 잔디를 제외한 화초와 야채에 시비하면 꽃도 커지고 만족스러운 수확을 하실 수 있습니다.

잎이 부드러운 야채는 달팽이나 민달팽이의 표적이 되어 하룻밤 새에 농사를 망치기도 하는데, Slug & Snail Bait를 구입하여 보름에 한번씩 잎에 닿지 않도록 뿌려주면 해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