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전원(田園)과 도심의 임대주택 상황이 상당히 대비되고 있다.  도심에선 임대 주택을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찾기 어렵지만, 전원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쉽게 찾을 수 있다.

캐나다주택모기지공사(CMHC)가 5일 발표한 전원 임대주택 현황 보고서를 보면 2015년 기준 BC주 전원 공실률은 11.9%로 도심의 1.2%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 2010년과 2015년 공실률을 비교해보면 도심 공실률은 5년 전 2.7%에서 반 이상 줄어드는 동안, 전원은 4%포인트 올랐다.

공실률 0.8%로 임대주택 공급 위기가 자주 언급되는 메트로밴쿠버와 비교하면 전원 공실률은 환상적인 수준이다.
월 임대료 역시 도심과 전원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침실 2개가 딸린 아파트 기준으로 BC주 도심 임대료는 1155달러다. 전원에서는 같은 아파트가 814달러로 30% 저렴하다.  CMHC가 발표한 임대료는 임대전용 주택에만 해당하며, ‘콘도’로 불리는 편의시설을 비교적 더 많이 갖춘 개인소유 아파트의 임대료는 더 비싸다.

◆ BC주에서는 시골주택 임대 인기 높지 않아

임대주택 공급과 관련해 BC주의 흐름은 캐나다 전국의 방향과 달리 역류하는 모습을 CMHC보고서는 보여줬다.
캐나다 전국을 보면 세입자가 부도심에서 전원으로 이주하는 흐름이 있다. 이 결과 임대주택 건설물량이 2010년부터 2015년 사이 전원에서는 25% 증가했지만 도심은 9% 증가에 그쳤다. 또 전원 임대료 상승률은 연 2.6%로 도심 상승률 2.4%를 추월했다.  시골이 인근 도심의 임대 수요 일부를 덜어주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BC주에서는 도심 수요가 시골로 이동하지 않고 있다. 경제 활동이 BC주는 도심에 몰려 있기 때문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이 결과 BC주 전원 임대주택은 2010년부터 2015년 새 단 250여 세대가 늘어난 6069세대에 불과하다. 반면에 BC주 도심 임대주택은 같은 기간 5000여 세대가 는 16만9586세대에 달한다. 즉 BC주에서는 밴쿠버·빅토리아 같은 도심에 임대주택이 몰려 있다.

반면에 자원사업을 중심으로 전원에도 경제활동 기회가 많은 앨버타주는 전원 임대주택이 근 1만세대로 BC주보다 더 많고, 지난 5년 새 2500세대가 늘었다. 앨버타주 전원 평균 월세는 943달러로 캐나다 최고이며, BC주보다 한 계단 높다.
권민수 기자/m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