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기를 금리가 내려가면 주택가격이 오른다고 하는데, 그러한 주장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필자는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몰기지 부담이 감소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하여 부동산 가격이 바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금리 하락과 동시에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경제논리상 근거가 없을뿐더러, 현실에서의 사례도 찾기 힘듭니다.
금리를 인하하면 통화량이 증가되어 경제활동을 촉진하게 되며, 종국에 가서는 물가상승을 유발한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리가 내려가면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는 식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①금리인하와 물가상승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과, ②금리정책 만으로 그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 자체도 의문시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즉 금리하락과 주택가격 상승이 동시에, 아니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나타나기 어렵습니다.
금리와 집값의 변화를 밴쿠버의 주택시장에서 실제로 살펴보기로 합니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와 광역 밴쿠버의 단독주택 평균가격을 비교하였습니다. 2002년 이후 2가지 지표의 추이를 간략하게 설명(지면 관계상 이곳에는 싣지 못하지만, 필자의 웹사이트 www.CanadaNet.co.kr에서 제시할 그래프로 보면 간단하게 파악 가능)하겠습니다.
기준금리는 2002년 1분기에 2.0%에서 시작하여 2003년 2분기까지 상승한 이후, 반락하여 2004년 중반에 다시 2.0%까지 내려왔었습니다. 그러다가 재차 상승하여 2007년 하반기에는 4.5%까지 상승하였으나, 2007년 12월 4일부터 하락하여 2009년 3월 3일 현재 0.5%로서 사상최저입니다.
주택가격이 2008년 2월까지 상승한 6년 동안 캐나다의 핵심금리는 단지 1년 정도만 내려왔을 뿐이고 나머지 기간은 금리가 오르거나 보합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주택가격이 2008년 2월 이후 내려오기 시작하였으며, 금리는 그보다 먼저인 2007년 12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즉, 금리와 집값이 약간의 시차는 있지만 대부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입니다.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주택가격도 오르고, 금리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여건에서는 주택가격도 내려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경제학적인 논리에서도 타당하고, 1977년 이후의 밴쿠버 부동산 가격과 금리 사이의 실제 추이를 살펴 보아도 전체적으로 올바른 결론입니다.
캐나다 금리가 사상 최저이고 집값 하락과 거래 부진으로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활황을 기대하는 심리가 크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금리가 하락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동시에 오르리라는 것은 성급한 기대입니다. 그런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이며, 예외적으로 그런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하여는 예전의 칼럼에서 설명하였으므로 여기에서는 생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