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의 밴쿠버 다운타운(Downtown Vancouver)을 보면서 가지는 생각 중의 하나가, 이 지역이 과연 다운타운인가 아니면 소위 베드타운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 다운타운에 근래에 엄청난 숫자의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것에 비하여, 직장을 형성하는 사무실 공간은 상대적으로 매우 협소하여졌고, 2008년 초 이후에는 사무실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밴쿠버 다운타운은 다운타운으로서의 역할을 하는지 알기 위하여, 다운타운과 베드타운에 대한 개념부터 알아야 하겠습니다.

Downtown이라는 단어는 북미대륙에서 주로 사용되는 표현인데, 원래 1830년대에 City of New York의 Manhattan 섬의 남쪽 끝에 있는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러다가 1880년대에 가서야 사전에 실렸고, 1900년대 초에는 특정한 도시의 중심상업지구(Central Business District: CBD)를 가리키는 미국식 영어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북미 지역에서, Downtown은 특정한 도시의 CBD가 위치한 지역을 지칭하는 정식 명칭이 되었습니다.

CBD는 도시의 상업 중심지인데, 때로는 지리적인 중심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즉, 높은 상업용 건물과 소매점용 빌딩들이 밀집하여 있다는 것이 특징이며, 주로 도시의 가운데 부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CBD에 거주하는 인구는 대체적으로 매우 적습니다. 예를 들어, City of London에서는 1700년대에 20만 명이 넘게 거주하였는데, 오늘날에는 1만 명도 되지 않습니다.

특이한 경우에는 CBD의 인구가 증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호주(Australia)의 넓은 도시들에서 나타나는데, 젊은 전문직 종사자와 사무직 종사자들이 직장이 있는 CBD 근처의 아파트로 이사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소위 베드타운(Bed Town 혹은 Bed-town)은 일본식 영어로서, 보다 적절한 영어 표현은 Commuter Town, Bedroom Community, Bedroom Suburb, Dormitory Town, Dormitory Village 등입니다. 대부분의 거주자가 다른 지역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을 하는 거주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밴쿠버 다운타운은 정통적인 의미의 Downtown이라기 보다는, 소위 Bed Town의 양상이 커지기 시작하였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입니다.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전문직 혹은 사무직 종사자로서 일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최근의 동향으로서 다운타운 사무실의 공실률이 급증하고 있는 현상에 대하여 주목하여야 할 것입니다. 2008년 1분기에는 거의 빈 사무실이 없을 정도이었으나, 2009년 1분기에는 공실률이 4.2%까지 올랐습니다. 기존에 임대하였던 사무실을 Sublease로 내놓은 공간까지 감안하면 공실률이 6.5%까지 치솟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층 콘도는 속속 완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