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융합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핵이 융합한다거나 금속재료를 개발할때 같이 과학적인 원래 의미와 달리 쓰인다. 아이티 기술과 사람들의 정보욕구등을 엮어서 스마트폰을 만드는 일, 하드웨어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섞어서 첨단장비를 만드는 일등을 하는 과정이 융합의 과정이라고 할수 있다.
이제는 산업, 특히 도소매 산업에도 그런 융합이 활발하다. 공구나 자동차 부품을 파는 대형리테일 매장에서 과자나 사탕류를 눈에 띄는 매대에 올려 놓은 것을 볼수 있다. 사실 이런 상품 융합은 요즘의 일은 아니다. 대형 리테일 매장 자체가 종류가 다른 상품을 골고루 갖추어 운영된다.
이제 무한 경쟁으로 치닫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소위 “돈되는 상품”을 갖추는 데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문제는 막대한 자본과 유통망을 갖춘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는 소규모 상가나 유통회사들의 수익율이 점점 낮아 진다는데 있다. 개발이 진행되는 외곽은 물론 구도심의 재개발 가능지역이 가까운 지역은 언제 어떤 상권 다툼이 생길지 모른다. 그럴듯하게 형성된 중소규모 몰이 몇해 지나지 않아 인근의 대형 상가가 형성되면서 쇠락의 길로 내려 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절불탈(大節不奪)이라는 말이 있다. 옛날 정권이 바뀌고 환란이 왔을때라도 지켜야 될것은 지켜주고 절개를 지키는 것을 의미했었다. 어려운 때가 됐다 해도 남의 먹을 것을 탐하지 않는 다거나, 먹거리를 빼앗는 것을 하지 않는 다는 뜻으로 쓰인다. 말하자면 상도의가 있다는 말인데, 옛날에도 힘들때에는 남의 먹거리를 넘보고 남의 장사 (돈 되는) 품목을 덩달아 하는 것이 당연히 있었겠지만, 그리 좋게 보이지는 않았던가 보다. 남의 장사 품목은 피하고 또 상권은 서로 침해 하지 않는 것을 덕으로 생각할수는 있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 유명 대형유통 회사간에도 아이탬 난타전은 흔히 볼수 있다.
중소규모 스트립몰은 매물도 흔치 않기도 하지만 늘 사려는 사람이 더 많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수 있고 주거용 건물과 비교할때 수익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주거용 임대계약이 테넌트 보호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면, 상업용 건물의 임대는 전적으로 랜드로드의 권익을 기반으로 한다. 대부분의 임대 계약기간도 수년 이상씩 이므로 임대료를 받는 입장에서는 훨씬 안정적인 수익관리를 할수 있다.
잘사야 잘팔수 있다는 말은 어느 상품에나 적용된다. 부동산도 동일 하다. 영구적으로 보유하고자 하는 부동산은 없다. 수익관리, 운영 또는 용이한 매매등 장점 때문에 간과하는 것중에 하나는 현존경쟁자와 미래경쟁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다. 경쟁자 등장의 가능성이 낮은 것만 고려해서 수익률이 현저히 낮은 중심가로 향할수 만은 없는 일이고 반대의 경우도 마찮가지다. 중장기적인 전망은 반드시 “상권과 품목에는 절대로 대절불탈은 없다”는 전제하에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