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C주정부가 최근 내놓은 주택 분양시장 활성화 대책은 깔끔한 ‘마이 홈’을 꿈꾸는 이들에겐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17일 발표된 주정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주택 구매자는 최대 4만2500달러까지 HST를 환급받게 된다.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집값의 상한선도 85만달러로 올라갔다.
주정부가 이처럼 솔깃한 제안을 하게 된 배경에는 주택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다. 판매자 중심에서 구매자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생애 첫 주택에 마음을 두고 있는 사람에겐 ‘지금이 기회’라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일부에서는 밴쿠버 주택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주장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는 택지 부족이다. 캐나다의 몸집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산으로 둘러싼 밴쿠버에서 새로 택지를 개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두번째는 이민자의 유입이다. 매년 약 3만7000명의 이민자가 BC주에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밴쿠버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는 한 이러한 현상이 쉽게 사라지기는 힘들 것이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접할 수 있다. 중국자본이 밴쿠버에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경우 부동산 시장이 동력을 잃고 표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의 큰손들이 밴쿠버 주택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얘기에 토를 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올 한 해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관들의 전망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집값이 어느 정도까지 떨어질지가 전문가들의 주된 관심사인 것처럼 보인다. BC부동산협회(BCREA)는 지난 1월 말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올 한 해 메트로 밴쿠버 평균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3.3% 하락한 75만400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TD이코노믹스의 전망은 다소 어두운 편이다. 이 기관의 지난 연말 보고서를 인용하면 향후 2년간 정점 기준 주택 매매는 15%, 가격은 12% 하락한다. 올해 집값 예상 하락률은 3.3%다.
반대 의견도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인 로열 르페이지(Royal LePage)는 주택가격이 조정받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이 업체는 “올해 밴쿠버 집값은 2.2% 올라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