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C주 노인이 노인 전용 거주지를 찾는다면 크게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독립적인 거주 방식(Independent living), 도움을 받는 거주방식(Assisted living)과 요양원 방식(Residential care)이다. 각 방식이 현장에서 엄격하게 나뉘어지지는 않지만, 노인 전용 거주지에 입주하기 전에 알아두면 필요한 서비스를 결정할 때 도움이 된다.
독립적인 거주 방식...대체로 건강한 노인들은 독립적인 거주 방식을 택한다. 보통 55세 이상 또는 65세 이상 입주자만 받는 침실 1개형 또는 2개형 아파트에 홀로 또는 부부가 거주하게 된다. 일반 아파트와 차이점이 있다면, 집안 청소와 식사 준비 도우미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생활의 모든 면을 도와주지는 않고 호텔 룸서비스처럼 일정 시간에 청소가 이뤄지고, 일정 시간 동안 식사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일부는 아파트에 공동식당을 갖추고 식사를 제공(communial dining service)하기도 한다.
한편 메트로밴쿠버 지역 내 이름에 ‘매너(Manor)’나 ‘시니어 리빙(Senior Living)’이 들어간 아파트 중 일부는 별도의 식사제공이나 도우미 제공 없이 오로지 노인 전용 거주지 역할만 하는 곳도 있다. 가격이 일반 아파트 임대료보다는 다소 저렴하지만, 소음제한, 방문객과 시간 제한 등 개인 성향에 따라서 거주규정이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는 제한이 있다.
도움을 받는 거주방식...도움을 받는 거주방식도 대부분 독립적인 거주방식처럼 아파트형 건물에서 홀로 또는 부부가 독립적으로 생활하게 된다.
차이가 있다면 좀 더 많은 주기적인 도우미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고령으로 인해, 또는 질병이나 장애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이들의 일상을 하루 중 일정시간 동안 돕는 도우미가 있다. 거의 대부분 이들 도우미는 전문적인 의료인력은 아니다.
요양원방식... 24시간 내내 간호서비스가 제공된다. 밴쿠버 지역 요양원방식 거주지는 스튜디오형이 대부분이다. 개인 병실형태도 있다. 자신의 방이나 거주공간을 청소하거나 정리할 필요 없이 직원이 처리한다. 식사는 몇 가지 정형화된 식단에서 고르거나,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하게 된다. 보통 이름에 ‘케어 홈(Care home)’이나 ‘너싱 홈(Nursing home)’이 들어가는 곳은 요양원 방식이다.
최근 건강한 노인이 대부분 독립적인 거주 방식을 선호하면서 요양원 방식의 인기는 높지 않다. 그러나 인기와 별도로 건강이 따르지 않으면 요양원 방식은 최선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선택의 폭 넓지만... 비용 감당할 수 있을 때만
BC주내 실제 노인 전용 주거지를 알아보면 선택의 폭은 상당히 다양하다. 다만 비용을 감당할 재산이나 연금이 있어야 한다.
켄 맥클랜드(McClellan)씨는 노스밴쿠버 시내 서머힐 인디펜던스 리빙홈에 거주한다. 독립적인 거주방식에 속하는 곳으로 맥클랜드씨는 부인과 함께 침실 2개형에 입주해 식사를 제공받고, 버라드만을 굽어보는 곳에 채소밭을 가꾸는 등 각종 활동을 하며 보냈다. 부인을 최근 떠나보냈지만, 맥클랜드씨는 거주지를 옮길 계획이 없다. 맥클랜드씨가 한달에 내는 거주비는 4600달러다.
91세인 켄 케일(Kehl)씨는 5년 전에 독립적인 거주방식이 제공되는 리전시 샌들우드 리타이어먼트 리조트에 5년전 현재 92세인 두번째 부인 글래디스씨와 결혼하며 입주했다. 그러나 시력이 약화돼 약병의 내용도 못일게 되자 도움을 받는 거주방식을 제공하는 빌리지앱 밀크릭으로 옮겼다. 여기서 글래디스씨는 별도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돼, 남편과 같은 건물 안에 있는 요양원방식 방으로 거처를 옮겼다.
맥클랜드씨와 케일씨는 모두 충분한 은퇴자금이 있는 사례다. 그렇지 않은 BC주민이 더 많고, 또 이 때문에 가족이 어려움을 격게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레베카 모러(Maurer)씨의 어머니는 59세에 심각한 신경질환을 앓았다. 가족은 어머니를 집안에 모시기 위해 간병인 제공 등 BC주정부의 지원을 기대했지만, 사회보장제도나 공립의료제도 하에서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가 없었다고. 어머니의 병세가 심각해지자 이번에는 요양원방식의 공립시설을 찾았지만,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
결국은 모러씨 가족은 어머니의 재산을 처분해 월 7000달러가 들어가는 뉴웨스트민스터 소재 사립 요양원에 어머니를 의탁했다. 어머니를 의탁할 곳을 찾지 못해 가족이 동분서주한 일은 어머니가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후에도 가족 내에서 상처로 남은 상태다.
메트로 밴쿠버 내의 노인 전용 주거지가 아주 값비싼 선택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건강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노스밴쿠버의 키와니스 시니어홈은 월 496달러에서 740달러에시설을 임대하고 있다.
정리=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자료원 =Business in Vancouver(BIV)
밴쿠버 조선일보는 BIV와 제휴해 기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