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전국 평균 집값의 거의 두 배 수준인 밴쿠버의 평균 집값 때문에 메트로밴쿠버에서 주택 소유주가 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밴시티 신용조합은 지난 17일 젊은 부부가 노력 끝에 신혼살림을 차릴 집을 구했다고 하더라도, 이후 자녀 출산 등의 사정으로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기란 불가능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체로 규모가 크지 않은 생애 첫 주택을 의미하는 ‘스타터홈(starter home)’에 갇혀 비좁은 생활을 하는 젊은 부부와 아이가 적지 않다. 앤디 브로더릭(Broderick) 밴시티 시장개발 담당 부사장은 “적당한 집을 사려고 해도 대부분 가정이 (가격을) 감당할 수 없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침실 3개형 타운홈이나 로우하우스는 공급량이 제한적으로 구매기회가 드물다”고 설명했다.
밴시티 보고서는 메트로밴쿠버의 아파트는 91%가 최대 침실 2개형이라고 밝혔다. 침실 2개형 아파트는 대부분 가정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안에 있다. 그러나 침실 3개형 이상 타운홈·로우하우스는 메트로밴쿠버 전체 주택의 단 9%에 불과하다. 여기에 침실 3개형 이상 타운홈·로우하우스의 거래량은 9.5%다. 풀어보면 젊은 가정이 구매할 수 있는 침실 3개형 이상 타운홈·로우하우스는 전체 주택의 0.86%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처럼 소량의 매물에 젊은 층의 구매 능력을 고려해보면 주택을 살 수 있는 비율은 더더욱 줄어든다. 2014년 25~36세 사이 젊은 층 맞벌이 가정의 중간소득은 연 6만5492달러다. 이 정도 소득 가정이 구매할 수 있는 주택은 약 38만4000달러선이다. 그러나 메트로밴쿠버의 타운홈·로우하우스 벤치마크 가격은 51만1500달러로 이를 구매하려면 중간 소득보다 32% 더 많은 연 8만6364달러를 벌어야 한다.
메트로밴쿠버 전역에 걸쳐 침실 1개형 아파트나 콘도에서 침실 3개형에 정원이 있는 주택으로 늘려 가려는 사람은 가계채무를 현재수준보다 평균 95% 늘려야 한다. 만약 밴쿠버 서부 지역 아파트 소유주가 주택으로 가려면 채무를 158%, 동부라면 78% 늘려야 더 큰 집으로 이사갈 수 있다. 같은 지역 내 집 규모를 늘리는 데 빚 부담이 가장 크게 느는 지역은 와이트락으로 아파트에서 주택으로 옮기려면 부채를 164% 더 키워야 한다.
밴시티는 이른바 ‘스타터하우스 트랩(starter home trap)’, 젊은 부부가 신혼 주택 구매 후 자녀가 늘어도 집을 더 키우지 못하는 현상을 해소할 주역은 정부와 부동산 개발업체라고 지목했다. 보고서는 “정부는 개발업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며 인센티브로 ▲중산층 대상 토지개발 제한구역 ▲민관 합작 ▲공동 주택 구매 코압(Co-op)을 제시했다.
토지용도(zone) 중에 중산층을 위한 주택 개발 구역을 신설하고, 정부가 토지등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민간 회사와 합작 건설하거란 권고다. 또한 현재 임대 중심의 주택 코압과 유사하게 주택에 사는 사람이 장기적으로 임대료를 내지만, 훗날 집을 소유할 수가 있게 해주는 구매 코압도 제시된 안에 포함됐다. 밴시티는 이런 일을 하는 데 개발업체들이 참가해 사업적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대안이 없는 현재로는 원래 살던 도시에서 좀 더 저렴한 지역으로 옮기거나,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포기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밴시티는 지적했다.
Business in Vancouver (BIV)
밴쿠버 조선일보는 BIV와 제휴해 기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