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11월은 전통적인 비수기로 통한다. 하지만 올 11월에는 이 같은 고정관념이 적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토론토의 주택 판매량은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고, 밴쿠버의 경우에도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는 소식이다. 금리 인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매입 열기가 여전히 뜨거웠다는 얘기다.
밴쿠버부동산협회(REBGV)에 따르면 멀티플리스팅서비스(MLS) 기준 11월 밴쿠버 지역 주택 판매량은 총 3524채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0.1% 증가했다. 전달의 실적(3646채)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3.3% 줄어든 것이지만, 10월과 11월을 단순 비교해 주택 시장의 달라진 온도를 제시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 될 수 있다. 10월의 주택 판매 움직임이 지난 10년 간의 평균치를 46.2% 웃돌 정도로 매서웠기 때문이다.
달시 맥클라우드(McLeod) REBGV 회장은 “11월은 1년 중 주택 거래가 가장 둔화되는 달 중 하나지만 올해 만큼은 얘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집에 대한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면서 시장의 매물 소화 속도 역시 늦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11월 들어 새로 등록된 매물은 3392채로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구매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작을 수밖에 없다. MLS 기준 총 매물량은 8096채로 전년 대비 35%, 월간 기준으로는 15.4% 각각 감소했기 때문이다.
11월 MLS주택가격지수 종합 벤치마크 가격은 75만25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8% 올랐다. 이달의 매물 대비 판매율이 43.5%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집값 상승세가 주춤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매물 대비 판매율이 12%를 밑돌 때 집값 조정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반대로 해당 비율이 20%에 도달하거나 이 수준을 넘게 되면, 집값이 오를 확률이 높아진다.
한편 여러 주택 유형 중 단독주택의 인기가 단연 두드러진다. 11월 단독주택 판매량은 1335채로 연간 기준 3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단독주택 벤치마크 가격은 22.6% 상승한 122만6300달러를 기록했다.
아파트 역시 잘 팔렸다. 같은 달 아파트 판매량은 전년 대비 47.6% 늘어난 1553채로 조사됐다. 아파트 벤치마크 가격은 43만5000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14% 올랐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