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가 내집 마련이 가장 어려운 도시 중 세번째로 조사됐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디모그라피아(Demographia)사가 캐나다를 비롯해 미국, 영국, 홍콩, 호주 등 9개국 367개 도시의 소득 수준과 집값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디모그라피아사는 특정 지역의 주택 시장 접근성을 측정하기 위해 이른바 미디언멀티플지수(Median Multiple)를 활용했다. 이는 지역내 중간 집값을 가계의 중간 연소득(세전)으로 나눈 값이다. 만약 미디언멀티플지수가 5라면 보통의 집을 장만하는데 해당 지역의 중간 연소득 5년치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디모그라피아사는 미디언멀티플지수가 5.1 이상인 경우 “내 집 마련이 혹독하게 어렵다”(Severely unaffordable)고 규정했다. 동 지수가 4.1에서 5 와 3.1에서 4로 측정되면 주택 구입이 각각 심각하게(Seriously), 약간 (Moderately) 힘든 경우다. 미디언멀티플지수가 3 이하로 떨어져야 주택 시장 접근성이 쉬워진다는 게 디모그라피아사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밴쿠버에서 자력으로 내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힘든 일일까? 2015년 기준 밴쿠버의 미디언멀티플지수는 10.8로 집계됐다. 즉 중간 수준의 집을 구입하기 위해 중간 가계 연소득 10.8년분을 세금까지 합해 꼬박 모아야 한다는 얘기다. 조사 대상 도시 중 미디언멀티플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홍콩(19.2)이었으며, 다음은 호주 시드니(12.2), 밴쿠버 순이었다.

한편 밴쿠버의 주택 시장 진입 장벽은 지역내 소득 수준이 급증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여전히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디모그라피아사는 신용조합 밴시티의 분석을 인용해 “향후 15년 동안 밴쿠버의 단독 주택 중간 가격이 현재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21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의 평균 미디언멀티플지수는 3.9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