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이비(Eby) BC주의원은 8일 메트로밴쿠버 내 일부 부동산중개사가 판매자를 기만해 중개수수료를 올리는 수법과 탈세 행위에 일부 외국인 투기꾼과 함께하고 있다며 국정 조사를 촉구했다. 이비 주의원은 제1야당 BC신민당(BC NDP) 소속 부동산 논평담당이다.

이비 주의원은 캐나다 금융거래 및 분석센터(FINTRAC)가 보유한 외환거래(송금) 기록 등을 확인해 수상한 거래 내용을 추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비 주의원은 주정부와 관련 단체들이 제구실을 하지 않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9일 BC부동산카운슬(Real Estate Council of British Columbia·약자 RECBC)은 중개사 업무 및 관행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RECBC는 중개사 자격을 감독 기관으로 문제가 있으면 자격 정지나 취소 등의 징계를 할 수 있다.

카운슬은 보도자료를 통해 BC주내 부동산 매매 활동에 관한 독립적인 자문그룹을 구성하면서 캐롤린 로저스(Rogers) 부동산 감독관에게 지휘봉을 맡겼다고 밝혔다.

앞서 7일자 글로브앤메일지는 ‘계약양도(contract assignment)’라고 부르는 방법을 이용해 중개수수료와 주택 가격을 올리는 방법을 이용한 사례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고, 야당의 비판이 따라자 BC주정부와 당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계약양도는 주택구매자가 질병·실직 등의 개인사정으로 계약을 이행할 수 없을 때, 다른 구매자에게 계약을 넘기는 구제 조항으로 합법이다. 이 조항을 집주인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일부 부동산 중개사가 다른 공동투자자를 내세워 악용하는 문제가 지적됐다.

이비 주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일단 집을 매물로 내놓은 집주인으로부터 부동산중개사와 공동 투자자가 집을 구매한다.  원래 집주인과 집 구매 계약이 완료되기 직전까지 더 높은 가격에 집을 구매할 사람을 중개사가 찾아, 중개사와 공동투자자가 구매한 계약을 중간 구매자를 거쳐 최종 구매자에게 양도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집값은 올라가고,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 중개사는 중개수수료를 챙기게 된다. 집값을 올리는 수법을 속칭 ‘리프트(lift)’라고 부르는 데 글로브앤메일지는 200만달러까지 더한 사례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비 주의원은 구매 계약 양도와 관련해 집주인이 제 값을 못 받는 문제 뿐만 아니라 중간 구매자가 주택 취득과 관련해 세금을 내지 않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권민수 기자/m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