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택 시장이 예년보다 일찍 동면기에 접어들었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모두 없는 침체장이 내년 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캐나다 부동산 협회(CREA)가 최근 발표한 10월 전국 주택 매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캐나다의 대부분 시장에서 거래 활동이 둔화되면서 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 대비 5.6% 감소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에 집계된 수치보다 17% 낮은 수준이다. 10월은 일반적으로 주택 시장에 있어 강한 달은 아니지만, 이번 10월은 특히 평소보다 추운 달로 평가됐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달 고금리가 주택 거래에 계속해서 부담을 줬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CREA는 “아직 11월에 불과하지만 많은 주택 구매 희망자들이 이미 동면 상태에 들어갔다"며 “일부 판매자들은 내년 봄까지 (매매) 계획을 보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거래 둔화의 대부분은 캐나다의 주요 대도시들이 견인했다. 매매 활동은 밴쿠버에서 10%, 빅토리아에서 13%, 캘거리에서 9%, 오타와에서 11%, 토론토에서 5%, 몬트리올에서 10% 감소했다. 

거래 활동은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집값 측면에서는 대부분 보합세를 보였다. 지난 10월의 평균 주택 매매가격은 65만6625달러로 9월 수준을 약간 앞섰고, 1년 전보다 1.8% 올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집값 하락세는 온타리오주에서 주로 일어났지만, BC주의 일부 지역들도 둔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주택가격지수(HPI)로는 한 달 동안 0.8% 하락했고, 1년 전과 비교해 1.1% 상승했다. 

TD은행의 리시 손디(Sondhi) 경제 전문가는 “향후 몇 달 동안 온타리오와 BC주 두 시장에서 주택 매매 가격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에 따라 전국 평균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캐나다 전역의 신규 매물도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전달인 9월보다는 2.3% 더 낮았다. 공급 수준이 낮아지면서 신규 매물 대비 거래 비율(SNLR)은 10월에 49.5%로 둔화되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SNLR의 장기 평균은 55.1%로, 이 비율은 지난 4월 사상 최고치인 67.9%를 기록한 바 있다. 

SNLR이 장기 평균보다 낮다는 것은 매수자들이 캐나다 주택 시장의 협상 우위에 있어 유리한 흐름을 가져간다는 의미다. 손디는 “온타리오와 BC주 모두 구매자에게 유리한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으로 전환된 상태”라며 “온타리오 주의 경우 SNLR가 2008-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