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시에서 주택 공급이 늘어나는 대신, 노스쇼어 산의 경관을 감상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밴쿠버시의회는 10일 있었던 정기 회의에서 노스쇼어 산과 밴쿠버항
바다 등의 조망권을 보호하는 ‘뷰콘’(view cone)에
대한 정책 중 일부를 폐기하거나 수정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밴쿠버시는 지난 1989년부터 ‘뷰콘’ 정책에 따라 다운타운과 도심 지역의 주택 및 사무실 개발 계획을 수립해 왔다.
주택 수요의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고층 건물의 높이를 제한함으로써 바다와 노스쇼어 산
조망권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현재 밴쿠버시에는 퀸엘리자베스 공원, 올림픽
빌리지, 그랜빌 브릿지, 캠비 브릿지 등 지역에서 총 38개의 ‘뷰콘’이 유지
중이다.
그러나 주택난이 심화되고 있는 밴쿠버시 입장에서 고층 빌딩 개발을 제한하는 뷰콘 정책은 너무 낡았고,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이 뷰콘 정책으로 인해 밴쿠버시는 40층이 넘는 고층 건물
개발 프로젝트를 버나비와 써리 등 다른 도시에 자주 빼앗겨 왔고, 밴쿠버시의 최고층 건물인 ‘리빙 샹그릴라’(62층, 2009년
완공) 등 일부 고층 빌딩들은 이 정책을 지키기 위해 삼각형 모양으로 건축되기도 했다.
뷰콘의 일부를 제거하는 안이 통과됨으로써 총 38개의 뷰콘 중 14개는 폐기되고, 계속 남아 있을 24개의 뷰콘 중 11개는 수정될 예정이다. 의회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뷰콘 정책을 완화하면 앞으로 밴쿠버 시내에 최대 2억 평방 피트 규모의 주택, 호텔, 사무실 공간이 추가로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켄 심 밴쿠버 시장은 “밴쿠버의 경관은 주민, 여행객, 신규 이민자에게 자연과의 중요한 연결고리와 밴쿠버만의 특별한
정체성을 제공한다”면서도 “도시가 성장함에 따라 밴쿠버에
필요한 주택과 일자리 수요를 맞추기 위해, 수십 년 된 정책을 검토함으로써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밴쿠버시에서 바라보는 노스쇼어 산 경관 / Getty Images 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