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택 구매자들을 위한 모기지 ‘30년 상환’(30-year amortization) 제도가 8월 1일부로 본격적인 시행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모기지 가입 시 선택할 수 있는 대출 상환 기간이 기존 25년에서 30년으로 늘어났지만, 실효성이 있을 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에 따르면 ‘30년 모기지’를 받을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정부가 정의한 ‘최초 주택 구매자’여야 하고, 매입하는 주택은 거주한 적이 없는 새로 지은 주택이어야 한다.
‘최초 주택 구매자’는 지난 4년 동안 집을 소유한 적이 없거나 현 배우자 또는 사실혼 파트너(동거인)가 소유한 집에 거주한 적이 없는 자로 정의된다. 즉, 모기지 대출 신청자 중 적어도 한 명이 ‘최초 주택 구매자’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하는 경우에만 대출 기관으로부터 30년 모기지를 확보할 수 있다.
더불어 30년 상환 제도는 보험에 가입된 모기지에만 적용된다. 모기지 보험 가입은 매입할 주택 가격의 20% 미만을 계약금(다운페이)으로 지불한 경우, 그리고 매입 가격이 100만 달러 미만인 경우에만 할 수 있다.
문제는 토론토나 밴쿠버에 있는 많은 부동산의 가격이 100만 달러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 모기지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새 제도로 인해 대출 가용능력(Borrowing power)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반면에 혜택을 받는 캐나다인의 수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물론 모기지 대출 상환 기간이 5년 늘어남으로써 주택 구매자의 대출 가용 능력은 대략 5% 증가하여, 잠재적으로 더 큰 모기지를 받을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은 있다.
대출 기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대출 비용과 관련하여 모기지 금리를 75~80베이시스 포인트(bp) 깎는 것과 같다. 즉, 모기지 30년 상환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장 월 상환금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인 것이다.
다만 이 제도가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원금 분할 상환 기간이 길어지면 이자 때문에 모기지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된다.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원금 분할 상환이 15만 달러인 경우 30년의 상환 기간은 25년에 비해 월 모기지 비용을 75달러 이상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5년 연장으로 추가된 총 이자 비용은 2만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주택 소유를 위한 더 많은 기회가 열리고, 궁극적으로 신규 주택 공급을 장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제도가 제대로 된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