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의 칼럼에서 다루었던 그 고층콘도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분양회사가 지난 5월에 매각에 성공한 8채의 아파트는 분양가(추정)에서 26.3% 할인된 가격에 팔렸습니다. 그리고 분양받았던 일반인이 재판매에 성공한 경우가 1건 있었는데, 분양받았던 가격에서 19%를 깎아서 팔았습니다.
실질적인 할인율은 분양회사가 할인판매하는 경우와 일반인이 재판매하는 경우에나 엇비슷합니다. GST를 감안하면 재판매의 경우 할인율이 24%에 육박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분양받아 재판매한 투자자는 GST와 통상적인 규모의 리얼터 Commission을 감안하면 손실은 26.4%에 달합니다.
만약 그 재판매 투자자가 분양초기인 2005년 말에 분양받았다면, 3년 6개월 동안의 투자수익률이 -26.4%라는 의미가 됩니다. 분양대금의 4분의 1이 넘는 금액이 투자실패로 날아간 셈입니다. 그러한 ‘수익률 Minus 26.4%’를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있는 듯합니다. 미국의 금융위기로 많은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였기 때문에 상대적인 수익률 측면에서 크게 불리하지 않다고 강변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강변 혹은 자기 합리화는 다른 측면에서 재고되어야 합니다. ①다른 주거용 부동산에 투자한 경우의 결과와 비교해 보아야 하고, ②통상적인 몰기지의 Down Payment 금액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①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신규분양하는 고층아파트가 아니라, 다른 주거용 부동산을 구입하였을 경우, 수익률은 그 보다 훨씬 좋았을 것입니다. 신규분양 주택의 수익률이 더 좋을 것이라는 것은 맹신에 불과하다는 것이 2000년대 초부터 계속되어온 필자의 일관된 주장이었고, 실제로 필자는 2005년부터는 고층아파트에 대한 신규분양을 적극적으로 만류하고 거부하였습니다. 굳이 분양받겠다는 사람들에게는 분양사무소로 직접 찾아가던가, 아니면 다른 리얼터에게 연락하라고 하였습니다. 필자의 그러한 주장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였던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현실적으로도 입증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②분양받은 아파트 완공시에 분양가의 35%를 Down Pay하는데 성공하였을 경우, 위의 재판매 투자자는 원금의 75.5%(GST와 Commission만 감안)를 날린 상황입니다. 만약 25%를 Down Pay하였다면, 아파트가 날아간 상황에서 돈이 추가로 지출된다는 계산입니다. 35%를 Down Pay하였다고 간주하더라도, 현재의 가격에서 추가로 10% 하락한다면, 그 투자자의 투자 원금은 모두 사라집니다.
투자 원금이 약간이라도 남아있는 상황과, 투자 원금이 모두 사라지면서 부채만 남게되는 상황 사이에는 매우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심리적인 거부감과 아울러 채권자의 압박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적어도 채무자는 되지 않기 위하여 일부 사람들은 과격한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이 고층콘도의 경우, 분양회사가 아직도 팔지 못한 듯한 25채의 아파트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