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개가 사나우면 술이 쉰다.
송나라에 술을 잘빚고 친절하기도 한 술집주인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나무 됫박으로 떠주는 술의 양을 속이기 일쑤였지만, 그는 손님이 처음 잔을 하는 때나 취했을 때도 정직히 됫박을 채워서 팔았다.
당연히 친절하기도 하고 사려가 깊어서 한번 들른 사람들은 술맛과 주인의 정성을 잊지 못하고 단골이 됬다. 술집 주인도 손님들이 흡족해 하는 것을 볼때마다 기뻤고 스스로 만족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도 술이 팔리는 양을 볼때 다른 술집보다 술이 더팔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만큼 장사도 덜된다는 것을 알게됬다. 아무리 생각해도 까닭을 알수 없는 일이었다. 맛도 좋고 상냥하고 정직한데, 왜 다른 술집보다 매상이 덜오르는지를 도무지 알수가 없었던 술집 주인은 한숨을 쉴수 밖에 없었다.
같은 마을의 한 어른에게 푸념하게 됬는데, 그 마을 어른이 묻기를 “ 자네 가게의 개가 사나운가?”라고 물었다. “예, 개는 사납긴 하지만 술 매상하고 개가 사나운것이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라고 물었다.
“이사람아, 개가 사나운데 어찌 술심부름하는 어린애들이 굳이 자네네 가게로 술을 받으러 가겠는가?. 술맛을 아는 얘들고 아니구… 그러니 술이 재때에 팔리지 못하고 재고가 쌓이면, 술이 쉬어 지게 되고, 술손님이 그런 술맛을 좋아 하겠는가?”라고 했다.
오래된 집을 투자용으로 사두고 오래 동안 비워두는 비거주 소유자들에 대한 불만에 대한 소식이 자주 들린다. 다른 나라긴 하지만 비거주자가 많은 건물에 대해서는 특별세를 부과하는 나라도 있다고 한다.
밴쿠버 웨스트 지역 같은 지역은 거의 늘 뜨거운 관심을 끄는 지역이고 꾸준한 집값상승을 이어온 지역인데, 도시가 오래된 만큼 대지는 비교적 넓고 사두어도 손해가 되지 않는 집들이 많다. 전적으로 대지에 중점을 둔 투자이기 때문에 건물에 대한 관리는 물론 기본적인 수리도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주변의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미관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주변 상권이나 학교 운영에도 적지 않은 손실을 주고 있다.
불만이 쌓이면 법만들기 좋아 하는 사람들이 가만둘리 없다. 집을 사둔 사람들은 왜 소유 자체가 지역사회에 손실을 준다고 하는지 모를 수도 있다. 큰 돈을 투자한 자신들에 비하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그저 질투심 정도로 느껴질수 있다. 그러나 법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절대 다수인 거주민과 상주인들이 훨씬 더 중요하다.
술집의 무서운 개가 술 받으러 오는 애들을 쫏고, 제 때 팔리지 못한 술이 쉬어지는 것처럼, 궁궐에도 간신배가 많으면 충신이 발길을 돌린다고 했다. 군주의 곁에서 왕왕대는 간신배가 있으니 충신이 다가갈수 없다. 구체적인 문제점에 기인하기도 하고 일부는 시기와 질투심이 가미된 불만이지만, 비거주 투자자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이런 것들이 빌미가 되어 규제하는 제도나 법이 생긴다면, 이것은 송나라 술집에 무서운 개를 문간에 매두어 술이 쉬게 했던 것처럼, 도둑 막으려다잘 빚은귀한 술을 쉬게 하는 일이 여기서도 생길지 모른 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