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주내 주택 건축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캐나다주택모기지공사(CMHC)는 메트로밴쿠버 3월 주택착공량이 계절조정을 적용한 6개월간 평균 기준 1만8195세대로 2월보다도 증가했다고 10일 발표했다.

로빈 애다맥(Adamache) CMHC시장분석실장은 “단독주택 건설이 지난 봄에 등장한 흐름에 맞춰 계속 늘고 있다”며 “다세대 주택 착공량 역시 3월 들어 더 늘어났는데, 앞서 아파트와 타운홈 착공량의 감소 이후 반등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6개월간 평균 기준(트렌드) 대신 월 평균 기준으로 보면 메트로밴쿠버의 3월 착공량은 2만3861세대로 2월 1만3388세대에서 상당히 늘어났다. 임대용·분양용 아파트 개발 프로젝트가 써리와 노스밴쿠버, UBC밴쿠버캠퍼스내에서 시작된 덕분이다. 

올해 1~3월까지 메트로밴쿠버 착공량 누계를 보면 단독주택은 954세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건 가까이 늘은 반면, 다세대주택은 3329건으로 지난해보다 200건 가량 줄었다. 

BC주내 주요도시에서 주택 건설은 조심스러운 증가를 보이고 있다. 광역빅토리아의 착공량은 3월 1721세대로 2월 1811세대보다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배 증가한 것이라고 에릭 본드(Bond) CMHC 선임시장분석가는 지적했다. 본드 선임은 “빅토리아 시내 새 주택 건설은 활발한 주택 재판매 시장과 지역내 인구유입, 완공 후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주택 매물이 줄고, 저금리 환경의 도움을 받아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광역빅토리아에서는 다세대와 단독 주택 모두 착공량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오카나간의 중심 도시 광역켈로나도 주택 건설이 5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새레나 테클스(Teakles) CMHC 선임시장분석가는 “지역 내 주택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룬 가운데, 근로 시장상황이 개선되고 저금리로 주택 수요가 늘면서 안정적인 착공량 증가를 끌어내고 있다”고 해설했다. 광역켈로나의 착공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단독주택보다 다세대 주택 위주로 새로 짓는 집이 소폭 늘었다. 착공량이 준 지역도 있다. 애보츠포드·미션 지역 3월 착공량은 499세대로 2월 536세대보다 줄었다. 

◆ 밴쿠버시내 랜드뱅킹 늘어

일단 실제 착공하지 않더라도 주택 건설이 가능한지 평가를 받는 사례가 메트로밴쿠버를 중심으로 늘고 있다. 저금리 환경이 메트로밴쿠버내에서 랜드뱅킹(Land Banking) 붐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랜드뱅킹은 토지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미리 땅을 사놓는 투자기법을 말한다.

비즈니스인밴쿠버(BIV)지는 한 블럭에 주택 소유주들이 회의를 통해 랜드뱅킹 희망 업체에 집이 있는 땅을 묶어 판매하는 사례에 대해 7일 보도했다. 그랜빌가 남쪽에 있는 필지(lot) 가격은 지난해 공시가로 건당 170만달러였다. BIV는 한 부동산 중개사가 소유주회의를 통해 모은 필지를 올해 3억3400만달러에 한 개발업체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필지 매각 가격은 평균 370만달러였다.

이처럼 필지 매각가를 높이려면, 현재 단독주택이 지어진 지역이 다세대주택 건설이 가능한지, 시청 개발계획과 토지용도 변경 가능성 등을 검토해 판단해야 한다고 해당 중개사는 밝혔다. 예컨대 현재 1만제곱피트 단독주택 필지가 공식지역개발계획(OCP)상 2.5층 높이로 개발이 가능하다면, 이 토지의 가치는 2만5000제곱피트로 또는 제곱피트 당 900달러 분양가를 받을 수 있는 타운홈 개발지로  계산해 판매자는 호가를 부를 수 있다. 최근 토지 부족을 예감한 건설·개발 업체들이 구매자로 나서고 있다. 

다만 모든 필지의 용도변경이나 건축제한 해제가 쉬운 일은 아니다. 한 업계 전문가는 BIV와 인터뷰에서 “(랜드뱅킹은) 개발업체의 도박 성격도 있다”고 지적했다. 토지용도변경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태거나, 한 블럭 내 모든 주택소유주가 필지 판매를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업체가 구매하려고 덤벼드는 사례가 있다고 이 전문가는 지적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