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는 것도 버거운 일이지만, 이를 보유하는 데에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캐나다에서는 밴쿠버와 토론토, 이 두 도시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로열은행(RBC)의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4분기 국내 주택시장 접근성(Hosing affordability)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밴쿠버와 토론토는 예외다. RBC는 “양 도시의 주택보유비용지수(HAI)가 위험한 수준까지 근접했다”고 전했다. HAI는 한 지역의 중간 세전 가계 소득 대비 주택 유지 비용을 수치화한 것이다. 만약 한 달에 버는 돈의 절반이 집을 유지하는데 들어간다면, HAI는 50%가 된다. 주택 유지 비용에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이자 및 상환액, 전기요금, 재산세 등이 포함된다.
전년 4분기 국내 전체 평균 HAI는 분기 대비 0.6%P 오른 46.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약 5년 중 최고 수준이다. 단독주택의 HAI는 51.3%로 나타났으며, 콘도의 경우는 이보다 낮은 35.2%로 조사됐다.
범위를 밴쿠버로 좁히면 수치는 크게 달라진다. 밴쿠버 지역 단독주택의 4분기 HAI 109%로 분기 대비 4.3%P 상승했다. 중간소득층의 경우 월수입만으로는 단독주택 유지가 수치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RBC는 “밴쿠버 단독주택 HAI가 사상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며 그 원인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주택 거래 시장에서 찾았다.
RB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밴쿠버 지역 기존 주택 거래량은 전년 대비 28%, 가격은 11% 각각 급등했다. 특히 2015년 4분기 단독주택 평균 가격은 약 124만달러로, 연간 18%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는 같은 기간 콘도 가격 상승률(6%)보다 정확히 세 배 높은 것이다. 콘도의 평균 가격과 HAI는 각각 46만7000달러, 441.%로 집계됐다. 주택, 타운하우스, 콘도 등을 모두 포함한 밴쿠버 평균 집값은 91만300달러, HAI는 81.1%다.
한편 전국 14개 도시 중 HAI가 가장 낮은 곳, 즉 주택시장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곳은 세인트존(평균 집값 20만6700달러·HAI 27.1%)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St.존스(32만6300달러·27.6%), 리자이나(31만9400달러·28.3%), 할리팩스(28만9300달러·29.7%)순이었다. 참고로 빅토리아의 평균 집값은 55만1800달러, HAI는46.4%였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