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 밴쿠버 지역 주택 경기가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여전히 요지부동인 모습이다. 주택 거래를 늘리는 데에 금리 인하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역 밴쿠버 리얼터스(GVR, 구 REBGV)가 2일 발표한 부동산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에 이어 9월 주택 거래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이 지역의 주택 매매량은 총 1852건으로, 작년 9월의 1926건보다 3.8% 감소했다. 이는 10년 평균에 비해서도 26% 낮은 수치다.
이러한 추세는 연속적인 금리 인하 이후 주택 거래 상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과 상반된 결과다.
앤드류 리스 GVR 경제·데이터 분석 국장은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모기지 금리 인하에 따른 수요 강세 조짐이 있는 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지만 뚜렷한 회복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9월 거래량은 시장 예상치를 약간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주택 재고 수준은 올해 들어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잠재 구매자들에게 훨씬 더 많은 선택권이 제공되고 있다.
지난달 메트로 밴쿠버의 MLS® 시스템에 새로 매물로 등록된 주택(단독주택, 타운하우스, 콘도 등) 수는 총 6144채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9월에 등록된 5446채보다 12.8%, 10년 9월 평균치인 5266채보다 12.7% 많은 수치다.
현재 광역 밴쿠버의 MLS® 시스템에 매물로 나와 있는 총 주거용 부동산 수도 1만4932채로, 작년 9월의 1만1382채보다 31.2%, 10년 9월 평균치(1만2027채)보다 24.2% 증가했다.
수요 부족에 선택할 수 있는 매물도 많아지면서, 이 지역 주택 가격 역시 점차 떨어지는 모습이다. 메트로 밴쿠버의 지난 9월 종합 주택 가격은 117만9700달러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9월 대비 1.8%, 지난 8월 대비 1.4% 하락한 수준이다.
이러한 가격 하락 압력은 거래량이 새로 등록된 매물의 수를 따라가지 못해 전체 시장이 완연한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매수자우위시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전반적인 주택 경기 상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리스 GVR 경제·데이터 분석 국장도 “올해 전체 거래량은 작년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올해 남은 두 차례의 정책 금리 결정이 추가 인하로 이어지면 많은 잠재 구매자가 시장에 진입해 올가을 늦게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